대안공동체 인문학

      2023.07.05
      '국가' 없는 공동체의 상상력과 그 가능성 - 손지연
      '국가' 없는 공동체의 상상력과 그 가능성
      - 전후 오키나와 사상을 시야에 넣어 -


      [국문초록]

      1970년을 전후한 시기의 오키나와로 눈을 돌려 보면, 파농의 ‘폭력론’을 새로운 창조력 혹은 가능성으로 적극적으로 사유했던 이들이 있다. 오늘을 무너뜨려야 새로운 평화의 연대가 창조된다는 명백한 사실에 대한 인식, ‘국가’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폭력을 거부하는 지역의 사상적 독립을 주장하며 오키나와 사상을 모색해 간 아라카와 아키라를 비롯한 가와미쓰 신이치, 오카모토 게이토쿠 등이 그들이다. 이들의 사유는 ‘국가’라는 중심에 저항하고 때로는 기꺼이 보듬어 안으며 자신들만의 사상을 만들어간 오키나와의 오늘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이로부터 시선을 19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이들의 사상을 계승한 것으로 보이는 메도루마 슌과 만나게 된다. 전쟁체험 세대는 아니지만 전쟁을 방불케하는 실탄 소리를 들으며 성장한 그는 현 오키나와 상황을 전쟁과 점령의 폭력이 현재진행형인 것으로 파악한다. 무엇보다 그는 근대 국민국가가 안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는 ‘폭력성’을 소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본 연구에서는 비(非)국민, 반(反)국가 사상과 오키나와의 자립을 구상하고, 오키나와의 입장에서 국가와 천황제에 대해 논의하며, 오키나와 민중 시점에서 오키나와 내부비판에 나섰던 아라카와 등의 사유를 폭넓게 시야에 넣어 살펴보고, 오키나와를 대표하는 영향력 있는 작가이자, 작가이기 이전에 실천적 행동가이자 기록자이며, 발신자라는 평가를 받으며 기지건설 저지 행동에 앞장서고 있는 메도루마 슌의 행보를 그의 작품과 함께 구체적으로 들여다보고자 하였다. 이들의 사유는 동아시아 평화공동체 구축을 위한 지적 네트워크의 실천적 대안을 모색하고 정책적 대안을 도출하는 데에도 유효한 논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주제어: 전후 오키나와 사상, 공동체의 상상력, 아라카와 아키라, 가와미쓰 신이치, 오카모토 게이토쿠, 메도루마 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