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공동체 인문학

      2021.03.31
      인류세의 성 정치학: 조에 평등주의와 페미니즘의 재구성 - 이명호
      인류세의 성 정치학: 조에 평등주의와 페미니즘의 재구성
       
      이 논문은 사회구성주의에 기초한 기존 페미니즘의 이론적 전환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페미니즘의 공리적 명제로 작용하는 섹스/젠더구분과 이 구분을 더욱 극단적으로 몰고 가 섹스를 젠더의 효과로 재배치하는 주디스 버틀러의 푸코적 담론구성주의는 그 긍정적 측면에도 불구하고 자연과 물질과 신체를 담론 속으로 휘발시켜 버리는 문제점을 노정한다. 이런 문제점을 교정하 려면 담론구성주의의 통찰력을 받아들이면서도 담론과 물질을 이분법적으로 대 립시키지 않으면서 물질의 행위성과 활동성을 인정하는 사유로의 전환이 필요하 다. 본 논문은 페미니즘과 관련하여 물질적 전환이라 부를 수 있는 새로운 사유 의 가능성을 루스 이리가레의 성차이론과 그것을 다윈의 성선택과 연결시키는 엘리자베스 그로츠의 최근 논의에서 찾고자 한다. 이는 사회 구성주의적 시각에 매인 기존 페미니즘의 인간 중심주의적 한계를 돌파하여 생명의 본원적 힘과 만 나는 포스트휴먼 페미니즘으로의 전환의 단초가 될 수 있다. 인간이 지구 생명의 절멸의 원인이 되는 이른바 인류세 시대에 페미니즘은 인간집단들 내부의 평등 만이 아니라 생명 종들 사이의 평등한 관계 수립을 통해 지구 행성의 지속가능 성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재구성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