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공동체 인문학

      2023.06.29
      마이너리티의 정치학 - 김태경
      마이너리티의 정치학: 이노우에 히사시 『키리키리인』을 지금 만나다

      [국문초록]

      소설 『키리키리인』은 작가 이노우에 히사시 문학세계의 집대성이라 불리기에 충분한 작품이다. 어느 날 갑자기 키리키리 마을이 일본으로부터 분리 독립을 선언한다. 본고는 키리키리국 국정 전반을 결정하는 우인(愚人)회의에 주목하였다. 능력주의 신화 너머 연대와 공동체는 어떻게 가능한가? 키리키리인들은 자신들의 마이너리티성을 자각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고정 멤버화한 열 명의 우인 모두가 ‘장애’를 지니고 있음은 중요하다. 여기에서 주목하고 싶은 지점은 『키리키리인』이 “우리가 인간 공동체를 필수적인 상호의존성의 체계로 생각하고 있는가”라는 비판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키리키리인들은 우리 모두가 취약성과 장애를 지닌 약자 즉 마이너리티적 존재임을 받아들이고 겸손함과 마주할 때야 비로소 차별과 복수의 굴레에서 벗어나 상호의존하는 진정한 공동체를 실현할 수 있음을 깨닫게 한다. 더욱이 그들은 이제껏 받아온 멸시와 차별의 역사에 대해 일본인에 대한 원망과 복수심으로 불타 있지 않다. 웃음과 활달함을 가지고 세상을 늘 따뜻한 눈으로 바라본다. 『키리키리인』은 지금 이 순간도 르상티망 너머와 상호의존의 새로운 세상을 꿈꾸고 실현하기 위해 애쓰는 중이다.

      주제어: 이노우에 히사시, 키리키리인, 능력주의, 장애, 상호의존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