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공동체 인문학

      2023.04.03
      작동하지 않는 가족공동체와 산업화 세대 여성의 위상 - 김종수
      작동하지 않는 가족공동체와 산업화 세대 여성의 위상

      [국문초록]

        이 글에서는 2022년 현재 한국의 노년 세대의 현재적인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그들이 의지하고 강화한 가족공동체에 대한 비판적 탐색을 시도하였다. 이를 위해 산업화 세대(1950년 이전 출생) 여성들이 영화와 TV 드라마, 소설과 같은 문화텍스트 속에서 어떻게 형상화되고 있고, 왜 그렇게 재현되고 있는가를 따져 보았다.
        우선 영화 <수상한 그녀>와 드라마 <오징어게임>에 등장한 산업화 세대 여성들을 분석하며 다음과 같은 논의를 전개하였다. 불확실한 미래와 불안정한 사회적 지위, 불안전한 삶의 터전이 일상이 된 21세기에 더 이상 유동하는 가족이 감당할 역할은 없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사회는 ‘가족’을 원한다. 이때 가족은 ‘모성’의 세계이다. 이같은 모성에의 기대로 충만된 가족은 삶에 지치고 힘든 사람이 원하는, 경쟁이 없고 편안한 휴식과 안전이 보장된, 환상의 공간이다. 각자도생의 삶을 위로해주기 위해 호명되는 모성적 존재가 산업화 세대 여성들이었다.
        또한 평생을 가족공동체의 무거움을 짊어지고 살아오며 희생한, 이제는 노인이 된 산업화 세대 여성들 중 ‘가족’의 울타리에서 벗어난 사람들, 그중에서도 모성을 실현하지 못한 사람에 대해 한국 사회는 매우 혹독하다는 것을 영화 <죽여주는 여자>와 <69세>의 주인공을 분석하면서 논의하였다. 소설 연년세세, 밝은밤, 시선으로부터,를 다루면서 그동안 한국 사회에서 주변부로 살아온 산업화 세대 여성의 ‘말하기’는 생의 의미를 스스로 발견하는 일임을 분석하였다. 그리고 산업화 세대 여성들이 말하기의 주체로서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는 것 속에는 20세기 가족공동체를 성찰하며 대안적인 가족공동체의 조건에 대한 단초가 담겨져 있다는 점도 밝혔다.

      주제어: 노년 세대, 산업화 세대 여성, 가족공동체, 유동하는 가족, 모성, 문화텍스트, 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