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공동체 인문학

      2021.03.31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의 아마존 비인간 주체와 세계의 재마법화 - 박정원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의 아마존 비인간 주체와 세계의 재마법화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2017년 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는 말을 하지 못하는 여성과 아마존 생물체의 사랑 이야기를 스크린에 투영한다. 상당수의 연구는 이 영화가 괴물이라는 타자를 매개로 인간 공동체 내부에 존재하는 여성, 유색인, 동성애자 등 소수자들을 조명하며 이들 사이에 형성되는 공감과 연대에 주목한 다. 본 논문은 자연을 상징하는 이 비인간 존재에 초점을 맞춰 영화의 생태적 해석을 시도한다. 소련과의 ‘우주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아마존에서 끌려온 이 생물체가 당하는 실험과 고문의 행위는 인간과 자연을 분리하는 사고에 의 해 야기되고, 진보와 발전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환경학살’에 대한 알레고 리로 읽힐 수 있다. 델 토로 감독은 이 인간-외-존재를 통해 현대의 인간중심 주의와 생태계 위기를 진단하는 한편, 로맨스 드라마의 형식을 통해 대안적 이 미지를 형상화한다. 인간과 비인간 생명체 사이의 사랑과 성적 결합은 종(種)들 사이의 제한 없는 교류, 교섭 및 소통을 의미하면서, 공존에 기반하는 아마존의 세계관을 상징한다. 이렇게 영화는 인간과 자연, 인간과 비인간, 그리고 인간과 인간 사이의 새로운 관계 맺기의 필요성을 제안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