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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8.08
      언론보도 [언론보도-손희정][미디어오늘 2021.08.04] 살라미 전술로 젠더 갈등 키우고 ‘잭팟’ 터뜨려 환호하는 언론
      살라미 전술로 젠더 갈등 키우고 ‘잭팟’ 터뜨려 환호하는 언론

      언론이 동조해 온 ‘나쁜 페미니스트’ 구별짓기 계보

      ‘나쁜 페미니스트’ 구분은 언론계가 오랜 기간 동조해온 프레임이다. 지금 유행처럼 불리는 ‘래디컬·급진 페미니즘’이나 ‘메갈(리아)’ 호명은 20년 전엔 ‘꼴페미’였다. 헌법재판소의 군가산제 위헌 결정(1998년)과 호주제 폐지(2005년) 결정을 거치며 특히 유행했다. 당시 일부 언론은 ‘꼴페미’를 ‘꽉 막힌 페미니스트’라고 풀어 썼다. "얼굴도 떡판이고 성격도 괴팍하고 대가리도 꼴통인 페미들“ ”페미들아! 제발 군대에 좀 가거라!" "호주제 폐지는 짐승이 되는 길“ 등의 반응도 기계적으로 전했다. 여성가족부, 이대생, 빠순이, 된장녀 등의 단어도 ‘페미’의 대체어였다.

      연원을 더 거슬러 올라가면 ‘못된 걸’, ‘불량소녀’가 있다. 일제강점기 때 여성의 권리 신장을 주장한 ‘신여성’을 조롱한 단어다. 못된 걸은 신여성을 지칭한 ‘모던걸’에서 파생됐다. 한민주 문학평론가는 1930년대 조선 경성의 신여성들을 다룬 미디어를 분석해 펴낸 저서 ‘불량소녀들’에서 미디어 속 여성은 대부분 불량하거나 꼴불견이거나 ‘매소부(매춘부)’로 그려졌다고 밝혔다.

      일부 커뮤니티가 말하는 급진 페미니즘의 실체는 있을까. 손희정 문화평론가는 “실상 젊은 여성들의 권리 주장 목소리가 듣기 싫으니 이를 다 급진 페미니즘 등으로 ‘퉁치는’ 방식이고, 남성에 대한 비판을 남성 혐오로 ‘퉁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남초 커뮤니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등이 실제 반대하는 건 여성 할당제·여성가족부 폐지처럼 페미니즘이 일궈낸 성 평등 정책이란 점에서다.

      또 성소수자를 배제하는 페미니스트 집단(TERF)은 급진 페미니즘을 대표하지 않고, 오히려 범페미니즘 진영에서 비판받는다. 나머지 급진 페미니즘 조류에선 디지털 성범죄, 수사·재판 과정에서 성차별, 데이트 폭력, 탈코르셋 운동 등 가부장제나 남성 폭력이 가시화된 문제에서 젠더 문제를 비판한다. 커뮤니티가 이를 ‘남성 혐오’나 ‘역차별’이라 부르면 언론은 그대로 받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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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보기: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4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