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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12.07
      언론보도 [언론보도-김재인][2021.12.07] 선진국은 자신의 문제를 문제로 삼는다
      선진국은 자신의 문제를 문제로 삼는다
       
      ‘엔텔레케이아’(entelecheia)라는 용어가 있다. 우리말로 하면 ‘완성태’(完成態) 정도로 번역할 수 있을까.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만든 말로 알려져 있다. ‘목적’이나 ‘끝’을 뜻하는 ‘텔로스’(telos)에 ‘안’을 뜻하는 엔(en)이 결합한 말인데 ‘끝 혹은 목표에 도달했다’는 뜻이다.
      스승 플라톤이 기하학을 모델로 철학을 했다면, 아리스토텔레스는 생물학을 모델로 삼았다. 엔텔레케이아는 생물의 성체(成體)를 가리키기도 한다. 가령 도토리는 참나무로 다 자라야 그 진짜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에, 도토리의 엔텔레케이아는 참나무다. 아기의 엔텔레케이아는 성인이다. 아리스토텔레스 입장에서는 참나무로 성장해야 할 운명인 도토리나, 성인이 되어야 할 아기는 아직 뭔가 부족한 존재다.
      한국의 논자 중에는 이런 엔텔레케이아를 염두에 두고 사회 비평을 하는 이들이 많은 듯하다. 대개는 자신의 유학 경험 또는 독서나 미디어를 통해 얻은 정보 등이 원천이다. 흥미로운 건 미국·독일·프랑스·영국 등 선진국의 논의 혹은 사례 중 자신이 다루고 있는 사안에 맞는 것을 적절하게 끌어오고 조합해서 엔텔레케이아로 예시한다는 점이다. 흔히 독일식 선거제도, 프랑스의 주거 정책, 영국의 주치의 제도, 네덜란드의 비정규직 노동 정책 등 ‘우수한’ 사례들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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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보기: 광주일보 (kwangju.co.kr)